「마이 유스」 정주행 후기 — 송중기·천우희 만났는데 2.1%, 국내 외면받고 아시아 4개국 1위 찍은 그 멜로
| 마이유스 공식 포스터 |
안녕하세요, 로빈입니다.
오늘 꺼낼 작품은 제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발견했다'는 감각이 강했던 작품입니다. 아무도 추천해주지 않았고, SNS에서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는데, 막상 보니 이런 보석이 왜 묻혔지 싶은 그 드라마. 바로 JTBC 금요드라마 <마이 유스>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본 계기가 좀 우연이었어요. 작년 가을쯤 송중기 배우 필모그래피를 쭉 정주행해 보고 싶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빈센조> 다시 보고, <재벌집 막내아들>도 한 번 더 보고, <늑대소년>까지 영화로 챙겨봤어요.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그의 작품 목록을 쭉 훑어보던 중 '마이 유스(2024)'라는 처음 보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어서 그날 밤 OTT에서 1화를 틀었어요. 그게 모든 시작이었습니다.
<마이 유스> 기본 정보 한눈에 정리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작품 정보부터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위키백과와 당시 보도자료를 교차 확인한 내용입니다.
| 항목 | 내용 |
|---|---|
| 방송사 | JTBC |
| 방영 기간 | 2024년 9월 27일 ~ 2024년 12월 13일 |
| 회차 | 총 12부작 |
| 연출 | 박준화 |
| 극본 | 박시현 |
| 주연 | 송중기, 천우희, 최우성, 최희진 |
| 최고 시청률 | 2.9% (1화, 닐슨 전국) |
| 장르 | 멜로, 로맨스 |
| 시청 플랫폼 | JTBC 본방 / 티빙 |
송중기·천우희라는 이름값이 무색했던 1~2%대의 충격
이 작품의 캐스팅 라인업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송중기는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 고르는 작품마다 거대한 신드롬을 일으켜온 톱스타고, 천우희는 영화와 드라마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천의 얼굴을 보여준 베테랑이잖아요. 이 둘의 만남이라면 두 자릿수 시청률은 거의 시간문제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첫 방송 2.9%로 출발한 시청률이 끝까지 1~2%대 박스권을 못 벗어났고, 최종회도 2.1%라는 초라한 숫자로 마무리됐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4화쯤 봤을 때 너무 좋아서 검색창에 '마이 유스 시청률'을 쳐봤는데, 결과 화면을 보고 진짜로 한 번 더 클릭해서 확인했습니다. 잘못 본 줄 알았거든요.
막대한 스타 파워가 무조건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냉혹한 방송가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가 됐어요.
왜 아무도 안 봤을까 — 시대를 빗겨 간 잔잔한 멜로
그렇다면 대체 왜 이렇게 매력적인 배우들이 만든 작품에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하지 못했을까요? 제가 직접 보면서 추측한 패인은 결국 한 가지였습니다. 너무 잔잔했어요. 정확히는 '지금 시대의 시청 트렌드와 완전히 어긋난 잔잔함'이었습니다.
요즘 흥행하는 한국 드라마들을 보세요.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회귀 환생물이거나, <더 글로리>처럼 치밀한 복수극이거나, <무빙>처럼 압도적인 액션이거나. 1화 도입부에서부터 시청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작품들이 시청률을 가져갑니다. 그런데 <마이 유스>는 정반대예요. 평범한 삶을 시작한 남자와 첫사랑이 우연히 다시 만나, 잊고 있던 청춘의 감정을 천천히 되찾아가는 이야기. 분명 아름답고 서정적이지만, 도파민에 길들여진 요즘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기엔 너무 심심했습니다.
여기에 '금요드라마'라는 편성도 치명적이었어요. 일주일에 단 한 편씩만 방영되니까, 다음 회를 기다리는 동안 몰입감이 자연스럽게 식어버립니다. 16화짜리도 아니고 12부작이 일주일에 한 편씩이면 무려 3개월 가까이 끌게 되는 거예요. 그 사이에 다른 흥행작이 한두 개씩 치고 들어오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잊혀집니다.
그런데 작품 자체는 진심으로 좋았다 — 송중기와 천우희의 진가
그런데 막상 작품을 보면 진짜 좋아요. 저는 4화쯤 봤을 때 거실 소파에서 혼자 "와, 이게 왜 2%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송중기와 천우희가 눈빛 하나만으로 만들어내는 청춘의 쓸쓸함과 설렘이 정말 깊이 있었거든요.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6화의 카페 시퀀스였어요. 두 사람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어색한 거리감을 두고 마주 앉는 신인데, 대사보다 침묵이 더 길었습니다. 그런데 그 침묵이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모든 감정이 그 침묵 안에 담겨 있는 느낌이었어요. 송중기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면서 시선을 못 맞추는 디테일, 천우희가 그런 그를 슬쩍 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디테일. 이런 게 진짜 어른들의 멜로구나 싶었습니다.
천우희의 연기는 특히 놀라웠어요.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않고 캐릭터의 어른스러운 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청률 지표만 보면 알 수 없는, 작품 안에서만 보이는 가치가 분명히 있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국내에선 외면받았지만 아시아 4개국에선 1위
이 작품에 대해 가장 재밌었던 점은, 국내 시청률 2%라는 수치가 결코 이 작품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 전역에 동시 스트리밍되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저도 이게 신기해서 직접 찾아봤어요. 영어권 한국 드라마 커뮤니티 몇 군데를 들여다봤는데, <마이 유스>를 '올해의 숨은 명작'으로 꼽는 글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런 잔잔한 한국 멜로가 진짜 한국 드라마의 본질이다"라는 식의 댓글도 많이 보였어요. 결국 방영 중반에 아시아 주요 4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 묘하게 위안이 됐습니다. 국내에서 외면받았다는 사실이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하다는 걸 글로벌 시청자들이 증명해 준 셈이니까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씁쓸했어요.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혹시 마이 유스 보신 분 있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일곱 명 중에 단 한 명도 들어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송중기·천우희 캐스팅이라고 설명해도 "정말? 그런 거 했어?"라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그 순간 이 작품이 왜 묻혔는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 보고 난 뒤 솔직한 한 줄 평
저의 결론을 말씀드리면, <마이 유스>는 '시청률 지표 하나로 평가하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입니다. 흥행 측면에서는 분명히 실패했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두 배우의 연기력만 놓고 보면 2024년에 가장 저평가된 한국 드라마 중 하나예요.
지난번에 다뤘던 <빅마우스>가 '시청률은 폭발했지만 결말에서 무너진 작품'이었다면, <마이 유스>는 '시청률은 무너졌지만 끝까지 진정성을 지킨 작품'입니다.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한국 드라마 시장이 얼마나 빠른 자극에 길들여져 있는지가 더 또렷하게 보여요.
혹시 자극적인 전개보다 인물의 감정선을 천천히 따라가는 정통 멜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리고 비 오는 주말 밤이나 조용한 평일 저녁에 커피 한잔과 함께 차분히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을 찾고 계시다면, 이 작품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시청률 2.1%의 진가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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